첫아기여서 모유수유만 해도 땀이 막 나던 시기가 있었다. 아기도 어떻게 먹는지 모르고 나도 어떻게 먹이는지 몰라서 쩔쩔매던… 겨우 익숙해질 무렵 3개월의 출산휴가가 끝이 났다.
그래서인지 모유수유가 어려운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아이와 가장 친해지는 시간이 그때였던 것 같다. 출근 후 유축기를 이용해 모유를 주고 밤에는 직접 모유수유를 하던 두달을 거쳐 나의 짧은 모유수유기는 끝이 났다. 하지만 모유수유를 끝내기로 결정했을 때 왠지 서운했다. 집에 가서 내 아이와 살을 부비는 과정을 없애기로 결정하는 게 속이 상해서였을 것이다. 유축하는 시간이 없을만큼 바쁜 직장이 아니였다면 아직도 모유수유를 하고있을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nabeel/16876576/ )
나는 모유량이 많은 편이 아니여서 돼지족을 사다가 고아먹었다. 돼지족은 정육점에 가면 파는데 3~6천원이면 2~4개 정도를 준다. 그걸 가지고 와서 잘 씻어준 다음 찜통에 넣고 끊여주고 첫번째 나온 물은 버리고 2번째부터 4번째까지 여러 번 고아먹을 수 있다. 효과가 모든 사람에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확실히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모유수유를 해야하면 단백질 섭취와 수분 섭취양을 늘려야 하는데 족발물을 먹으면 콜라겐과 물을 많이 섭취할 수 있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모유수유때 피해야할 음식으로는 당연히 흡연, 음주는 안 좋을 것이다. 그 이외에 매운 음식이 안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크게 상관은 없을 듯 하다. 매운 음식을 먹더라도 모유의 성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그저 너무 매운 음식일 경우 산모가 소화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그 정도는 피해야 할 것이다. 음주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맥주를 마시게 된다면 차라리 모유수유를 잠깐 건너뛰었다가 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모유로 분비되기 때문에 음주 후 아기에게 모유를 준다면 체표면적이 작은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확 올라가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카페인 또한 분비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그리고 모유 수유량을 줄이는 대표적 음식인 식혜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모유수유에 도움이 되었던 도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수유쿠션이 있으면 아이를 거기 올려놓고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치질쿠션도 도움이 된다. 수유를 하게 되면 앉은 자세로 장시간 있게 되는데 이때 출산 때 얻은 생식기쪽의 상처가 눌리면 회복에도 안좋고 통증이 오기 때문에 도넛처럼 생긴 치질쿠션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수유런닝이 있으면 훨~씬 편하다. 꼭 준비하도록 하자. 또한 수유를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모유가 흘러 불편한데 아기 가제수건 같은 걸로 수유런닝 안쪽에 대주어도 되지만 세탁 등 귀찮다면 일회용 수유패드를 이용해도 좋다.
모유수유에 도움이 되는 마사지는 출산 후 병원에서 교육도 받고 산후조리원에서도 들을 수 있다. 경험이 없다면 인터넷에 동영상이 있는데 정말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니 귀찮더라도 꼭 배워보도록 하자. 그리고 따뜻한 수건으로 대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데, 스팀타월 만드는 게 귀찮다면 더운 여름철에는 샤워 후에 모유수유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출산 직후에는 목욕도 주의해야 하니 그 시기에는 샤워보다는 스팀타월을 하는 것이 좋다.
편집자의 주
저는 아직 결혼도 안 한 처자이기 때문에 모유수유에 관해서는 말 그대로 책을 통해서, 혹은 친구들의 말을 통해서로만 정보를 접하고 있었는데요. ann님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모유수유에 도움이 되는 음식, 피해야할 음식, 도움이 되는 도구까지 말씀을 잘 해주셔서 저는 편하게 읽었습니다. 수유쿠션이나 수유패드는 그나마 귀동냥으로라도 들은 적이 있는데, 수유런닝은 또 새로운 아이템이네요…
모유수유 중에 하는 음주나 커피에 관한 부분은 좀 더 정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읽어보시면 이런 부분에 대한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식혜 맛있는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