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서 이전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유실’이다. 이제 날씨도 좋아지고, 아기도 외출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만큼 자라, 밖에서 수유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서 그 이용 빈도 수는 늘어나고 있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 내가 이용했던 고속도로 휴게소의 수유실을 중심으로 소개를 해볼까 한다.
- 이미지 출처: 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휴게소 (상행)
- 생긴지 오래 되지 않은 곳이라, 깨끗하고 세련된 느낌의 수유실이다.
- mahko님의 지인이신 배루님이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1. 수유실 내의 비품
각 수유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의 수유실에는 공통적으로 아기 침대, 수유용 소파, 전자레인지, 세면대(싱크대), 정수기, 쓰레기 통 등이 구비되어 있다. 그 외 수유 쿠션, 냉장고, 젖병 소독기, 젖병 세척제/세척 솔, 손 소독기, 아기 기저귀, 물 티슈 등이 준비되어 있는 곳도 있다.
(수유실에 여분의 기저귀가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보통 휴게실 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정말 급한 경우는 이용할 수 있을 듯 하다)
2. 크기 및 분위기
유동 인구가 많은 반면, 정체 시간은 짧은 고속도로 휴게실의 수유실은 2-4팀 정도가 들어갈 정도의 아담한 사이즈가 보통인 것 같다.
내부의 인테리어는 캐릭터 벽지 등을 이용해 아기들이 좋아할 만한 인테리어를 해둔 곳이 많았는데, 요즘 새로 생긴 곳은 보다 모던한 분위기로 깔끔하고 안락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는 곳이 많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수유실은 청결하지 못하고, 낙후되었을 것이라는 편견은 떨쳐버리자!
3. 사용 팁
만약 아기가 갑자기 울기 시작해서 한시라도 빨리 휴게소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되도록이면 작더라도 조용한 휴게소를 찾는 것이 좋을 듯싶다.
가령 대형 버스들이 쉬어가는 휴게소나 유동 인구가 월등히 많은 큰 휴게소 등은 사람이 많아 상대적으로 수유실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시끄럽고 대기하는 사람도 많은 수유실보다는, 덜 붐비고 한적한 수유실 쪽이 엄마도 아기도 더 안정적이고 편안히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4. 이용 및 운영시간
작년부터 전국 고속도로의 164개 휴게소에 수유실 설치가 시행되어, 거의 모든 휴게소에서 운영이 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경부 고속도로에 있는 휴게소의 수유실이 훨씬 좋다는 평이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수유실의 시설 개선 부분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어,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 수유실의 시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음성휴게소: 중부내륙 고속도로 하행
- 간이형으로 설치된 수유실로 두 팀 정도가 들어가면 꽉 찰 것만 같은 자그마한 공간에 은은한 조명에 나름 아기자기하게 꾸며 둔 흔적이 보였다.
- 하지만 출입문 쪽에 커튼이 없어서, 문을 열면 바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공간이라 모유 수유를 하는 동안은 왠지 불안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이용을 했을 때에는 전자레인지 타이머가 고장이 나, 그 시간 때에 유독 아이들 이유식을 데우러 온 엄마들이 좀 불편해 했었다. 다음 번에 오게 된다면 잘 고쳐져 있겠지!
- 선산 휴게소: 중부내륙 고속도로 하행
- 푸드 코트 안에 칸막이 형의 수유실로 세 팀 정도가 이용할 수 있을 만한 공간에 깔끔하게 정리가 된 편이었다.
- 건물 안에 설치가 되어 있어 위쪽은 뚫려 있는 구조라서 푸드 코트가 붐빌 경우엔 상당히 시끄럽다. 출입문 바로 앞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되어 있어 수유실이 붐빌 경우에 밖에서 대기하기가 힘들다.
- 죽암 휴게소: 경부 고속도로 상행
- 여태껏 가본 고속도로 휴게실 중 가장 느낌이 좋은 곳이다. (내가 이용 했을 때가 많이 붐비지 않았던 시간대였던 탓도 있을 테지만..) 여기도 푸드 코트 안에 위치해 있는데,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고, 시설도 필요한 물품들을 적당히 잘 갖추어 두고 있었다. (물티슈와 여분의 기저귀까지 챙겨두신 센스까지!)
- 단, 수유하는 곳의 소파가 1인용 짜리 2개가 나란히 놓여있었는데, 1인용이었던 지라 팔걸이가 수유하는데 상당히 방해가 되었었다.
# 차 안에서 아기와 장시간 지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동하는 동안 아기가 잠을 잘 자준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특히 주말이나 연휴라면 고속도로의 정체를 피할 수는 없으므로!
그래서 일단 차 안에서 아기가 보채기 시작을 하면 엄마, 아빠들은 다음 휴게소의 거리부터 확인을 한다.
병원이나 아기들 층이 따로 있는 백화점 혹은 대형 마트와 같이 늘 아기와 이용을 하던 곳이라면 거부감이 없겠지만, 고속도로의 휴게소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시설은 깨끗한지, 편히 수유할 만한 곳인지.. 사실 이용해보기 전에는 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몇 군데의 고속도로 휴게소의 수유실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꽤 청결하고 잘 관리가 되어 있어, 걱정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 나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의 수유실 이용을 살짝 망설이고 있었다면, 다음 번 여행 길에는 아기를 안고 당당히 입성해보자! 🙂
편집자의 주
고속도로 휴게실에 있는 수유실에 대한 글은 인터넷에 그렇게 많지가 않았는데요. 개인 블로그에, 이용하신 고속도로 휴게실 수유실 사진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고속도로 휴게실이 갖추어져 있으니 많이 이용하세요~라는 여러 홍보문구보다는, 이곳은 이렇게 꾸며져 있습니다 하는 사진을 올려주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이제는 좀 덥죠) 아이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가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럴때 수유를 어떻게 하나 고민이 될 듯 싶어요. mahko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수유실을 꾸밀 때는 모유수유를 하시는 분들을 위한 배려가 좀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은 mahko님의 지인이신 배루님이 보내주셨는데요. 부산 여행은 잘 다녀오셨나요? 보내주신 사진, 감사합니다~. ^^
고속도로 휴게실 수유실 글감에서 영감을 받아, 조만간 지하철 아기사랑방(수유실)도 출판할 예정입니다. 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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