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아이 키우면서 생기는 소소한 이야기들(?), 혹은 개인적인 생각들을 나눌만한 공간으로 이 곳을만들었다. 데톨 주방세제 리콜 사태를 보니, 나의 전공 분야라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좀 더 심각성을 느끼는 듯하다. 새로운 시각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아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혹시 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라고 하신다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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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데톨 공식 홈페이지 )

  • 해당 제품은 리콜된 데톨 3 in 1 키친시스템입니다.

우선 데톨 주방세제 리콜 사태에 대해 fact만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다. 보건복지부에서 허용한 1종 주방세제의 pH 허용범위는 6.0~10.5라고 한다. 반면, 데톨 주방세제는 pH가 4.0이고, 원액의 경우는 산성도가 평균 3.1이라고 한다. 데톨 주방세제의 광고 문구 중에서 “손에 사용할 경우, 효과적인 세균 제거로 위생적이고 피부에 순하게 작용합니다.”라고 하는 부분은 부적절하게 사용되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옥시 주방세제 데톨 부작용 우려 전량 회수조치, 여성신문, 2013년 8월 7일자 기사)

pH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pH는 수소 이온 농도를 이야기한다. pH는 1부터 14까지 있고, pH 7이 중성이다. pH 7에서 1로 갈수록 산성의 정도가  커지고, pH가 7에서 14로 갈수록 염기성의 정도가 커진다. pH 1 차이는 산성도 혹은 염기성도의 차이가 열 배가 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자면, pH가 4인 물질은 pH가 5인 물질에 비해 산성도가 10배가 강한 셈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산성 혹은 염기성을 띠어야 우리 피부에 실제적으로 해가 되는 걸까? pH가 11 이상인 강염기인 경우와 pH가 4 이하인 강산성인 경우에는 눈을 충혈 시킬 수 있고, 피부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수영장 수소이온농도 허용범위는 pH 5.8~8.6이라고 한다. (이천 유명 호텔 온천공 대장균 검출, 뉴시스, 2013년 8월 13일자 기사)

이러한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보았을 때, 데톨 주방세제의 산성도가 4.0이라는 것은 피부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수치이고, 원액의 경우 평균 pH가 3.1이라는 것은 그보다도 산성도가 대략 열배 가량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피부에 순하게 작용합니다’라는 표현은 부적절해도 한참 부적절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글을 출판하기에 앞서 혹시 내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데톨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았다.  ‘용법대로 사용하면 안전하다’ 라는 문구와 ‘이 제품을 물 없이 사용하거나 잘못된 용법으로 사용할 경우 잠재적인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가 있어서, 이 부분을 알아보았더니 물과 세제를 1:1 비율로 섞어서 이용하는 것이 해당 홈페이지에서 말하는 올바른 용법이었다. (후속 기사(데톨 회수 조치 논란… ‘객관적 결과’ vs ‘일방적 보도’, 스포츠서울, 2013.8.7일자 기사))

위의 정보를 얻기 이전에 데톨 홈페이지에 전화 문의(2013.8.28, 오전 11:45~50분 사이)를 했는데, 전화 문의로 얻은 답변은 맨손으로 세제를 다루지 말고, 장갑을 끼라는 답을 얻었다. 그러나 피부에 순하게 작용한다는 부분에 대한 문의에서 ‘피부가 민감한 일부 사용자가 맨손으로 이용한 경우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맨손으로 사용하지 말고, 장갑을 이용하라.’ 라는 말만 반복해서 들었을 뿐이다. (아무래도 상담원이 이런 내용을 잘 모르는 듯함.)

결과적으로 이야기하면, 맨손으로 원액의 상태인 해당 제품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고, 야채와 과일도 세척 가능하다는 1종 주방세제로서는 1종 주방세제의 pH 기준을 벗어나서 부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세제를 짜서 수세미에 바로 묻힌 다음에 설거지를 하는데, 맨손으로 이렇게 이용하는 것은 피부에 자극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혹시 해당 제품을 환불하고 싶으신 분들은 데톨 홈페이지에 접속 후, 왼쪽에 있는 ‘환불 신청’ 배너를 클릭하시면 된다.

정작 데톨 주방세제 리콜 사태가 발생한 날에는 이 부분에 대한 fact만 다루는 기사가 속출했는데, 지금 와서 찾아보니 그 후폭풍으로 인한 일들에 대한 기사도 연이어 나오고 있는 듯하다. 나름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은 것 같아서 더 읽을거리에 관련 기사를 링크해두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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