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뱀사골은 주차비를 내면 계곡에서 놀 수 있는데, 물이 깊고 깨끗하다. 안에는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캠핑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캠핑을 안하고 그냥 주차비만 내고 들어갈 수도 있다. 뱀사골을 가신다면 돗자리와 간식거리(수박) 정도는 챙겨가셔서 한나절 놀고 오면 좋을듯!!

아무튼~ 뱀사골에서 간식도 없이 놀고나니 배고파진 우리는 막 뛰어다니는 토종닭을 잡아서 백숙을 해주는 맛집을 가기로 결정!! 그렇게 찾아낸 집이 가나안 농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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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맛있고 좋은 집이지만, 한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찾아가기에 길이 너무 험난하다. 자가용을 가지고 가는 여행객이나, 팔랑마을 펜션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아니라면… 두 다리만으로 걸어서 가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자가용을 가지고 가도 가파르고 길이 좁은데 쌍방 통행을 하는 비포장 도로이기 때문에 초보라면 좀 생각이 필요하다.

참, 주의해야 할 점은 닭을 잡고, 닭백숙을 만드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미리 전화하고 방문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전화를 안하고 가서 1시간 가까이 기다렸는데, 다행히 정오에 잡아둔 닭이 있어서 빨리 된 것이라고 하니…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닭백숙은 정말 맛있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약간 갈색을 띄는데 한약재들이 들어가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지만 맛있다!! 닭은 쫄깃쫄깃하고 국물은 시원하다. 여태껏 먹어본 닭백숙의 맛들과 다른 맛이다. (다른 백숙들은 국물이 뽀얗게 나오는데, ann은 뽀얀 닭백숙 국물은 안 떠먹는데 가나안 농산의 닭백숙 국물은 막 술술 들어간다) 20개월 된 아들래미 몫으로 닭다리 큰 거 2개의 살코기를 떼어서 그릇에 주었는데 정말 열심히 주워먹더니 모자라다고 화내는 정도!! 꼬맹이가 맛을 귀신같이 알아서 맛의 척도인데, 맛집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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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온 나물과 김치 찬이 15가지인데, 나물찬이 예술이다. 전부 직접 채취하신 거라고 한다. 10여가지의 나물의 이름을 절반은 모른채 막 먹는데 정말 그 하나하나 입안에 퍼지는 맛이 다르다. 닭백숙도 맛있고 나물도 맛있으니 함께 먹기에는 뭔가 아까운 느낌 ㅋㅋㅋ 콘도에서 해먹고 남은 밥을 싸온 게 있어서 거기에 나물을 먹으니 꼭 산채정식을 따로 시켜서 먹는 느낌이다.

닭백숙의 닭을 다 먹을 때쯤 나온 죽은!! 여태껏 보아왔던 죽과 또 다르다. 갈색의 걸쭉한 죽인데 먹고나니 땀이 막 쏟아지는 영양한방죽 같은 느낌이다. 흡입하느라 죽사진이 없는 점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

워낙 맛있었던지라 반찬으로 나왔던 나물 중에 어떤 걸 사갈 수 있냐고 물어보니, 전부 다 판매 하시는데 가격은 각각 다르다고… 나와서 고민끝에 다래순이라는 이름의 나물을 사고, 아주머니께 조리법을 물어보니 진짜 자세히 알려주신다. 나중에 서울에 와서 해먹으니 맛있다!!

지리산쪽을 가신다면 다녀오실만한 맛집으로 다녀와서 두고도고 생각난다. 참 닭백숙은 45000원이었다. 다래순은 10000원에 구매했다. 가서 드시고 오신다면 산나물도 몇가지 사오는 게 좋은 거 같다. 1가지만 사서 후회되는 걸 보니 ㅎㅎ

편집자의 주

ann님이 맛집 글을 참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이제까지는 어느 지방의 ‘메뉴 자체’가 독특하다던지, 아니면 ‘식당’이 유명하다던지 해서, ‘이집은 참 가볼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어 읽는 저도 공감이 되었는데요.

그런데 이번 지리산 맛집은 ‘닭백숙’이라는 메뉴 자체도 그렇게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이 집은 정말 소문난 맛집은 아닌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글이 별로 없었어요. ^^;)

ann님께 도대체 이 집에 왜 간거냐고 물었더니, ‘후기는 별로 없었지만, 글에 나온 음식 사진이며 맛 평가가 마음에 들어서 결정했다. 그리고 다녀오기 참 잘했다’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제까지 ann님이 다녀온 맛집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훌륭했다고 극찬하시던데요. 다만, 가는 길이 험난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고 하네요.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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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ann님이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